
AI가 답을 찾는 시대, 교육은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AI를 도입하는 학교와 대학이 다시 묻는 학습 목표. 교육의 AX는 수업과 평가를 함께 설계하는 일로 이어집니다.
질문을 입력하면 설명과 초안이 나오는 시대에, 학교는 학생에게 무엇을 배우게 해야 할까요? 정해진 답을 빨리 찾는 능력만으로 학습을 설명하기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AI를 수업에 들여오는 일은 자연스럽게 수업의 목적을 묻는 일로 이어집니다. 교육에서 이야기하는 AX, 곧 AI 전환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습니다.
도구를 더하는 순간, 기존 방식에 질문이 생깁니다
AI를 활용해 활동지를 만들거나 자료를 요약하면 지금 하던 일을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AI가 있는 환경을 전제로 학습 과정을 살펴보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학생이 직접 해봐야 할 일은 무엇인지, AI의 도움을 받아 더 깊이 탐구할 일은 무엇인지 다시 정하게 됩니다.
교육의 AX를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앱을 배우는 시간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학습 목표, 활동, 평가가 지금의 환경과 맞는지 함께 검토하는 변화입니다.
학교와 대학도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습니다
교육부는 2026년 AI 중점학교 1,141개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학에서는 KAIST가 2월 ‘AI 시대, 대학교육의 재설계’ 워크숍을 알렸고, 서울대학교는 6월 ChatGPT Edu 이용을 안내했습니다. 학교 운영과 논의, 실제 도구 제공 등 여러 수준에서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UNIST가 1월 시무식에서 밝힌 구상은 그 방향을 더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학사·수업 체계를 개편하고 모든 학생이 AI 기본 소양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빠르게 정답을 찾는 능력보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의하는 힘을 강조했습니다. AI를 접하는 기회와 교육이 기르려는 역량을 함께 이야기한 것입니다.
정답을 찾기 전에 문제를 정의합니다
문제 정의는 막연한 질문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일이 아닙니다.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누구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해결됐다고 판단할 기준은 무엇인지 분명히 하는 일입니다. 그 과정이 있어야 AI가 만들어낸 설명도 자신의 탐구에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령 학생이 학교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고 해봅시다. AI에게 아이디어 목록을 요청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공간에서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지 조사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살피고, 실제로 가능한 방법을 고르는 일은 별도의 탐구입니다. AI가 제안한 답 앞뒤에 학생이 생각할 자리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배움이 달라지면 평가도 이어져야 합니다
이런 수업에서는 최종 보고서뿐 아니라 어떤 질문을 정했고 어떤 근거로 선택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AI의 제안을 그대로 썼는지, 조사 결과에 따라 수정했는지, 다른 조건에서도 설명할 수 있는지를 학생의 말과 활동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활동을 AI 중심으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기초 지식을 익히고 스스로 풀어보는 시간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교육의 AX는 무엇을 생략할지 정하는 일만이 아니라, AI가 있는 세상에서 무엇을 더 충실히 배워야 하는지 정하는 일입니다. 교육의 목적을 먼저 묻고 도구를 그 목적에 맞게 놓을 때 변화의 방향도 분명해집니다.

